잼마당 2014. 11. 10.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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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이다. 33도를 오르내렸던 한 여름이 엊그제인둣 한대 추수도 벌써 끝나고 늦가을이 우리곁에 어김없이 찿아왔다. 온 산에는 단풍잎들이 곱게 물들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거리에는 떨어진 낙엽들을 쓸어 담느라 미화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사계절 중에 유독 가을이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욕망을 자아낸다. 왜일까 ?
여름내내 푸른색으로만 뇌리에 각인된 세포들이 울굿불굿한 단풍 색체에 반가워 화답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내게 있어서 어린시절 가을은 고향 김천 우리집 우물가 옆에 심어진 감나무에서 왔었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 어머니는 10월 초순쯤 아직 들익은 감을 따서 삭히었다. 물동이에다가 소금물을 만들어서 감을 집어넣고 짚으로 위를 덮어서 따둣한 곳에 몇 일을 두면 감의 떯은 맛은 사라지고 달콤한 감으로 변하였다.
꼬맹이 시절 참 신기하기도 하였다
간식 거리가 귀했던 시절에 감은 고구마와 함께 즐겨 먹었던 간식 거리중 하나였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조금 한가해지면 커다란 망태와 갈쿠리를 가지고 인근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었다. 군 부사관 제대후 어머니가 지금의 내 나이인 50대 후반이었는데 함께 나무를 하러간 기억이 이 늦가을에 또렷이 기억이 난다.
나무라 해 보았자 낙엽 꿀밤나무잎 솔잎 들이었다. 엄마와 가을바람을 거세게 맞으며 두 세시간 낙엽들을 긁어 모으면 둘이 합친 몸집보다 큰 덩치로 변하여 모자를 즐겁게 해 주었다.
지금도 그때 어머니가 흐뭇해했던 모습을 잊을수가 없다
나무들은 겨울에 자식들을 위해 밥하고 시래기국 끓일때 아궁이에 지폈었다 나무를 다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어머니와 한잔 마셨던 막걸리 맛은 일품이었다. 고단한 노동후의 술 맛은 꿀맛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술 마실 기회가 생기면 막걸리를 선호한다.
가을은 인생으로 친다면 생애 후반기라고 생각되어진다. 옛말에 강건하면 70이요 라고 하였는데 오래 산다고 치고 팔십수명이면 약 3만일 정도인데 필자가 55살이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약 2만일 정도를 살았다
남은 인생 25년은 9천여일이다
삼분의 이 인생을 살은 셈이다
정확히 표현 하자면 인생 내리막길인 셈이다. 현대는 식생활과 의학기술이 발달해서 100세 운운한다. 필자의 생각은 삶에 질이 떨어져 오래사는 것은 경제적으로나 본인 가족 모두에게 고통스럽다.
가을은 중장년들에게는 정말 쓸쓸한 계절이다.
밤 11시경에 도서관에서 귀가를 하는데 낙엽이 떨어지고 스산한 바람이 불어온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가까이 있으면 정담을 나누면서 대포 한잔 하고싶은 마음 간절해진다~~
나만 가을을 타는 것일까!!!!

2014. 11. 6 목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