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김창수 칼럼

정월 대보름 - 김창수

잼마당 2013. 2. 24. 19:06


  보름날 아침이다. 입춘도 지나고 해서 날씨가 한결 포근해졌다.

아침 일찍 어머니는 자식들을 불러

앉혀 놓고서 두지 (광)에서 가져온 귀밝기 술과 부시럼 (부름) 을 형제 순서대로 먹였다.

술은 귀가 밝아져 세상의 좋은 소리만을 들어라는 의미로 나름 해석을 해 본다.

그 시절 어머니가 따라 준 귀밝기 술을 (소주)

한 잔 마시면 머리가 핑~ 하는 것을 느꼈다. 

부럼은 그 시절에는 영양 부족으로 인하여 아이들이 머리에 부스름이 많이 났었다. 

국민학교 시절 머리에 부스럼이 나서 하얀 고약을 바르고 다니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부름을 먹어서 예방 하자는 주술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어제 저녁에는 친구들과 당산에서

햇불놀이(햇쌈 )를 하면서 밤 늦도록 놀았다.

나는 낮에 두만이와 ♥ 함께 간수매(강통) 을 몇 일전에 구해다가 못으로 구멍을 냈었다

이유는 안에 나무가 바람이 통해서 잘 타기 위한 것 이었다 

어머니는 어슬프게 깡통에다가 못질 하는 것을 보고서 걱정스러운지 야들아!! 

손 다친다 ** 조심하거라 하셨다.

나는 건성으로 네 엄마 잘 할게요 ^

횃불 깡통 만드는 작업이 우리들은

그렇게 즐겁고 신이 났었다♪♪ 

그리고 산에서 솔가지(송진뭍은 나무) 도 적당히 준비 하였다. 

저녁 식사후 둥근달이 휘영청 중천에 뜨자 

친구들이 하나 둘 당산에 모였다. 

나는 동생과 함게 햇불깡통을 들고 옆집 민호집에 가서 

친구를 불러내어 당산으로 올라갔다.

친구들도 하나 둘씩 즐거운 표정으로 모여 들었다.


야!! 두만아 

성냥 가져 왔나 ?

응 ^^ 

갖고 와써 ~~

각자 햇불 깡통에다가 불을 붙였다

온 산에 울굿 불굿 불빛이 흘러 나왔다.

불을 붙힌 후 아이들은 깡통을 돌리기 시작한다.

휘 !!  휘!!  휙 ~~~

서로 부딪히기도 하였다.

지금에 몇 천만원 불꽂놀이보다 아름다고 즐거운 추억이었다. 

밤 늦도록 불 장난을 해서 아침에 일어나 보니

콧구멍이 까맣게 그을음이 남았다

~~~~~~


대보름 날 저녁이다 

중천에 휘영청 보름달빛이 지구를 내려 쬐고 있었다 ~~

낮에 오곡밥과 나물을 많이 먹어서 속이 든든 하였다. 

어머니는 오늘은 나무를 아홉짐 하고

밥을 아홉 번 먹는 날이라고 보름날이면 항상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은 내가 숨쉬고 살아있는 한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오늘도 친구들이 짚을 한 아름씩

안고서 달 그실러(그을려) 당산에 올랐다.

가기전에 엄마는 달 보고 소원을 빌고 오라고 하셨다.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냥 즐거울 ♪♪뿐 이었다.

친구들과 짚에다가 불을 붙여

번쩍 들어서 달 에게로 항하였다

그리고 달을 향하여 누가 멀리 가는가 휙 !! 던지기도 하였다

옆동네 아이들의 노는 모습도 눈에 멀리서 들어왔다. ♨♨

밤이 이슥해지자

우리들은 놀이가 끝나고 다들 집으로 돌아갔다

설날부터 오늘 보름날 즐거운 시간들이

다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을 하니 조금은 아쉬웠다 ****

봄 방학이 끝나고 몇 일 후면 5학년이다 설레이고 기다려진다.

이번에도 예쁜 여자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으로 왔으면

정말 좋겠는데 ^^^

자면서 기도해야겠다


정월 대보름날 ( 1.15 )

김 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