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사회에서 겨울 석달은 농한기로 다음 해 농사를 짓기 위한
휴식 준비의 시간이었다.
1970년대 초반 어느날 우리집 겨울 풍경이다.~~
아버지는 낮에 갱시기를 드시고 난 후에 짚피가리에서 짚 몇 단을 빼내서
물을 뿌려 가면서 깨굿히 손질을 해서 묶어 놓았다. 그리고는 지게를
지고서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가셨다
짚은 소 여물로 들어가고 나면 땔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였다
그러니 산에가서 나무를 해 가지고
와야만 했었다.그 당시에 산에 갈잎등 풀들을 갈구리로 박박 글거서 산 등성이가 빤질빤질 하였다
나와 동생은 마당에서 오후내 찐도리 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어머니는 아직 덜마른 시래기를 처마에서 내리다가 삶아서 시래기국 끊일 준비를 하였다.~~
해거름하여 아버지는 나무를 한 짐 해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버지 얼굴에 기쁨이 가득함을 어린 나도 알 수 있었다.해 온 나무는 마당 한 켠에 차곡 차곡 쌓아 놓았다. 해 온 갈비( 갈잎)는 어머니가 밥하고 시래기국 끊일때
요긴하게 땔감으로 사용되었다.
저녁식사후 아버지는 소 외양간에
바람이 들지 않게 단도리를 하고나서 낮에 준비해 놓은 짚으로
방 윗묵에서 새끼를 꼬기 시작한다
어머니는 희미한 호롱불 밑에서 훼어진 식구들의 양말을 깁고 형제들의 내복을 벗겨서 이를 잡았다. 양 엄지 손가락으로 이를 딱딱!! 하며 죽였다. 이를 다 잡고 나면 어머니 손톱이 발갛게 물들었다. 그 때는 이도 참 많았었다.이가 몸을 물어서 근질근질하여 손으로 긁기도 하었다.
아버지는 다 꼬운 새끼를 한 다발
야무지게 묶어서 방 밖으로 내 놓았다. 이렇게 하여 겨울날 우리집
하루가 저문다.어머니는 걸레로 방을 훔치고 잠자리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형제들 순으로 배게를 배고 눕는다.식구들은 솜이불을 따둣하게 덮고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동지섣달
긴~ 겨울 밤 곤한 잠에 빠졌다♪♪
2014.1.13.월
김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