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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어금니와 틀니

고등학교 1학년 , 왼쪽 어금니에 충치가 생겼습니다. 
아파도 치과 형편이 못돼 열심히 이를 닦았는데, 썩을 대로 썩은 어금니는 점점 아팠습니다. 
새벽 2시쯤이었을까요
끙끙대던 나를 지켜보던 작은언니가 도저히 되겠던지, 택시에 태워 응급실로 데려갔습니다.

진통제를 맞은 뒤에야 집으로 돌아와 잠을 이루었습니다
철없던 나는, 눈물을 글썽이며 기다리는 엄마에게 짜증 냈습니다. 
엄마는 다음 , 벌겋게 달군 쇠젓가락을 어금니에 대고 누르셨지요
일단 충치 균을 죽이자면서요. 
무서웠지만 치과 돈도 없고, 치통이 가라앉을까 싶어 참았답니다.

며칠 엄마는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일자리를 부탁하셨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못을 빼거나 줍는 일이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일한 , 엄마는 월급을 타자마자 나를 치과에 데려가 시커멓게 썩은 어금니를 뽑고 새로운 이를 주셨습니다. 
30
여만 원이라는 큰돈이 들어갔지요
그때는 당연하게 여겼는데, 힘들게 일해서 돈을 자식에게 아낌없이 내주는 엄마 마음을 지금에서야 같습니다.

정작 당신은 좋은 드시지 못한 생각하니 얼마나 가슴 아픈지요. 
평생 고생만 엄마가 지금 요양 병원에 계셔서 마음 한편이 먹먹합니다. 
무엇보다 장기간 약을 드신 탓에 이가 듬성듬성 빠졌는데 당장 틀니를 드릴 없는 형편이라 너무 죄송합니다. 
엄마가 사랑으로 바꾸어 어금니처럼, 역시 엄마에게 틀니를 드리기 위해 노력하렵니다. 
엄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